인연의 거미줄. 그것은 쉽게 끊어질수도 혹은 단단히 묶여질 수도 있다. 이슬이 맺힌 거미줄에 달빛이 비출때는 한 없이 아름답지만, 누군가에게는 덫으로 혹은 누군가에게는 찐득거리고 귀찮은 존재가 될 수도 있다. 지금 이 시간에도 한올한올 정성스레 자기만의 성을 만들고 그 안으로 사람들을 초대하려는 이와 그것을 한번의 휘두름으로 파괴하려는 이가 있다. 나는 거리를 걸으면서 모든 것을 차단하고 나만의 세계 나만의 길을 만들어 본다. 타인들과 같은 공간에 있지만 나와는 인연이 없다. 숫자 혹은 문자들 그리고 유령처럼 허여멀건한 존재들로 느껴진다. 램프가 켜지고 하얀 도화지 속에서 불빛이 나타나길 기대하지만 지나가는 담배 연기 향수 냄새 그리고 옷깃의 스침만이 남을 뿐이다. 그 누구도 자신의 모습을 뚜렷히 나타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