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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SFP_세번째

月光追擊者 2021. 10. 25. 23:32

6인실에서의 첫날밤을 보내고 새벽같이 일어나 최소한의 수술 준비를 했다. 수술 준비라고 해봤자 별 거 없다. 화장실 다녀오고 씻는 정도?

병실 안에 있는 화장실은 사용할 수가 없다. 왜냐하면 바로 앞에 간병인이 누워있었고, 화장실이 철문이라서 열리는 소리가 굉장히 컸다. 게다가 물 내리는 소리는 왜 이렇게 큰지 변기 부서지는 줄 알았다. 그렇게 수압은 좋았지만 배수는 안되었으니.. 샤워는 병동에 1개 있는 욕실에서 하려고 했다. 

집에서처럼 샴푸, 바디샴푸, 세안제 전부 들고 갈 여유는 없다. 아내가 소분해둔 샴푸와 세안제 그리고 작은 수건을 목에 걸치고 욕실로 향한다. 앞에 서 있는데 불이 켜져있다. 게다가 문고리에는 사용 중이라는 표시가 되어있다. (안에서 문고리에 돌리는 게 있어서 그걸 돌리면 밖에서 '사용 중'으로 된다.) 나는 밖에서 기다려본다. 기다리면서 게시판에 있는 글 들도 보고 붙어 있는 책자 같은 것도 보았다. 별로 눈에 들어오는 게 없다. 그렇게 5분 정도 흘렀을까. 욕실 안에서는 응당 있어야 할 물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처음에는 환자라서 뭔가 시간이 걸리나보다 생각했다. 아무 소리도 없이 10분이 지나고 15분이 지나자 뭔가 일이 생긴 건 아닐까 하는 걱정까지 된다. 노크를 해도 아무런 소리도 없었으니 말이다. 

계속 앞에 서 있었더니, 간호사분이 오셔서 문을 세게 열어 제낀다. '가끔 이게 잘못되어있은 경우가 있어요.' 

하아. 나는 문앞에서 몇 분이나 시간을 뻘짓을 한건가. 아무튼 이게 어디냐. 깨끗할 거라는 건 애초에 포기하고 대충 나오는 수압으로 샤워를 마친다. 이로써 마음의 준비는 끝난 것이다. 

아침에 수술 스케쥴을 들었다. 9시반이라고 했던가. 아침을 먹고 마음의 준비를 한다. 

그리고 30분 전에 출발을 했다. 수술방은 지상층이었던 것 같은데, 지하 진료실과 같은 위치로 안내를 받았다. 내려가보니 방이 달랐다. 앞서 환자분이 들어가 계신건지 의자에는 중년 여성분이 앉아 계셨다. 앞에 분이 나오시면 바로 들어가겠구나. 

내 이름이 호명되고 아내에게는 다녀오겠다는 가벼운 인사를 하고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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