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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 키보드를 본건 아마 2~3월 즈음이었을 것이다. 내가 즐겨 보는 테크 유튜버가 이 키보드를 소개했을 때 미니 배열에 하얀 키보드가 나를 유혹하기에 충분했다. 사진에서는 보이지 않지만 제품 안에 들어있는 포인트 키캡이 한몫을 더했으리라.
이게 키보드도 이뻤지만 가격이 저렴해서 한대 들여놓고 싶었는데, 그 당시 코로나가 막터지고 아내가 중국 제품에 엄청나게 거부반응을 일으킨 때였다. 그래서 한동안 꿈도 못 꾸다가 얼마 전에 윤허를 받아 드디어 내 손에까지 들어오게 되었다. 항상 체리식만 고집하다가 이번에 좀 다른 것도 써보려고 게이트론 적축을 구매하였는데, 체리식 키보드와는 좀 차이가 있는 것 같다.
적축 특유의 타각타각 하는 느낌이 좀 들하고, 키마다 조금 둔한 소리를 내는 부분도 있다. 엔터키나 백스페이스가 그런 편인데 이게 내가 뽑기를 잘못한 건지 이 모델이 원래 이런 건지는 모르겠다.
배열은 미니배열. 방향키가 없기 때문에 fn1을 누르고 aswd를 눌러서 이동하거나, 오른쪽에 있는 ctrl, alt, shift, fn1 이 단건으로 입력했을 때 방향키로 인식한다. 배열이 미니 배열인만큼 fn 키를 눌러서 원하는 키를 찾아야 하는데 커스터마이징 되기도 하니까 본인에 입맛에 맞춰서 키를 쓰면 된다. 근데 나는 전부 있는 104 키 이런 것 보다 이렇게 변태적인 배열에 끌린다. 이게 익숙해지는 맛이 있고 길들이는 맛이 있다. 근데 역시 채팅칠 때 물결을 쳐야 하는데 물결치려면 shift+esc+fn1을 눌러야 한다.
이 녀석을 데리고 온지 지금 한 며칠 돼가는데 슬슬 적응하는 것 같다. 우리가 서로를 잘 길들였으면 좋겠다.